지난 주말 머킬티오 오픈하우스에 찾아온 중국계 바이어와 한참 동안 얘기를 나누었다. 현재 벨뷰에 살고 있는데 애들이 다 떠나버리고 집이 너무 커서 바다가 보이고 산책도 할 수 있는 에드먼즈-머킬티오 동네에 집을 찾고 있다는 것. 집 얘기를 나누다 한인과 중국인들의 자녀교육, 자녀 결혼, 부모 돌보기 등 까지 얘기를 주고 받았다.
한인이나 중국인들의 교육열이 대단하지만 요즘은 인도계에 밀린다는 얘기, 한인과 중국인들간 결혼을 많이 한다는 얘기, 자녀들이 애를 낳으면 부모들이 어떻게 해 주느냐 등. 그런 후 얘기가 노년에 아프면 너희 커뮤니티에선 어떻게 하느냐는 쪽으로 돌아갔다.
최근 건축회사들이 1층에 방과 욕실이 있는 집을 많이 짓는다. 인도, 중국 등 아시안계들이 부모들이 함께 살면서 애들도 봐 줄 수 있는 집을 많이 찾고 있기 때문이다. 애들을 데이캐어에 맡기려면 한 달에 한 명당 적어도 1500 달러는 되니 손주손녀를 돌봐주면 부모도 좋고, 자녀들한테도 큰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부모 거주용 뒷마당 별채 짓기도 인기
최근 주택 매물이 모자라고, 이같이 부모와 함께 살려는 자녀들이 늘면서 뒷마당에 별채(ADU: Accessory Dwelling Unit)를 지을 수 있도록 허가하고 있다. 뒷마당에 400 스퀘어 피트 크기의 별채를 지으려면 15만 달러 정도가 든다고 한다.
노후 들어갈 양로병원 태부족
지금은 두발로 잘 걸어 다닐 수 있다 해도 누구나 생의 마지막을 장담할 수 없다. ‘구구팔팔이삼사’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 2-3일만 아프고 4일만에 죽자는 유행어가 있지만 삶과 죽음은 본인이 컨트롤 할 수 없는 일이다. 집을 보다 보면 노인이 오랫동안 살다 어시스티드 리빙( Assisted Living)이나 양로병원( Nursing Home)으로 들어간 집, 사망 후 친족들이 매물로 내놓은 에스테이트 세일 ( Estate Sale) 집 들이 있다. 어시스티드 리빙은 24 시간 스태프가 상주해 있으며 식사, 목욕, 세탁, 투약 서비스를 해 주는 시설이다
20여년전 기자로 일할 때 시애틀 다운타운의 케이로 양로병원, 카와베 노인아파트 등을 많이 취재했다. 요즘 한국과 일본 관계가 미묘해 한국서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을 벌이지고 있지만 한인 양로원이 따로 없어 시애틀 한인 노인들은 그래도 쌀밥을 먹을 수 있는 일본계 시설에 크게 의존해 왔다.
그런데 40년이상 병든 한인 노인들이 입원해 왔던 케이로 양로병원이 재정문제로 오는 10월1일 로 문을 닫게 된다. 그러면 이 노인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 중국계 양로병원인 킨온(Kin On)이 있으나 대기자 명단이 줄을 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찾는 곳이 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가정 양로원( Adult Family Home)이나 숫자가 그리 많지 않다.
양로병원까지 갈 정도가 아니면 인터내셔널 커뮤니티 헬스 서비스( ICHS)가 운영하는 레가시 하우스도 한 방법이다. 한국 음식은 아니지만 아시안 스타일 음식이 제공되며, 건물내 의료시설이 있고, 24시간 스태프, 방청소와 세탁 서비스까지 제공된다.
최근 벨뷰의 남쪽 뉴캐슬에 7 에이커 땅에 에이지스 가든(Aegis Garden) 이라는 리조트 처럼 생긴 건물이 지어졌다. 에이지스 가든은 양로병원은 아니지만 어시스티드 리빙과 치매환자를 위한 시설이다. 이 에이지스 가든은 중국인을 위한 고급 노인시설로 지어졌으며, 중국계 직원에다 음식에서부터 운동시설까지 모두 중국인용으로 구비돼 있다. 벨뷰에 중국계 인구가 많아 벨뷰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시설에는 110개 아파트 유닛이 있고 가격은 $3,700-8,000이나 된다고 한다. 여유가 있으면 이런 고급 노인시설에 들어갈 수 있으나, 여유가 없으면 소규모 가정 양로원을 찾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어쨌든 중국계 만을 위한 에이지스 가든을 보면 중국 노인들이 부럽게 보인다.
김현숙 부동산: 문의 206-375-5959, (hskim@windermere.com)